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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September 7, 2020

죽은자들의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 '인연'을 말하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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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씽; 그들이 있었다>

,미씽; 그들이 있었다> ⓒ ocn


시청률 1.657%로 시작한 OCN 토일드라마 <미씽 : 그들이 있었다>(아래 '미씽')는 4회 만에 두 배에 가까운 3.49%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하며 순항중이다. <미씽>의 시청률 호조는 무엇보다 흡인력 있는 스토리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덕분일 것이다. 

드라마 예고편에 죽은 사람들이 머문다는 '두온 마을'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안 그래도 비만 주륵주륵 내려 더운 줄도 모르고 지낸 여름 끝자락에 찾아온 납량특집물인가 했다. 하지만 4회까지 보고 내린 결론은 <미씽>은 죽은 자들이 등장하는 서늘한 공포물이기보단,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에 얽힌 인연을 이야기하며 눈물 자아내는 드라마라는 사실이다. 

두온 마을에 머무는 죽은 자들에게는 '사연'이 있다. 즉, 죽었지만 아직 그들의 '주검'이 발견되지 못했다는 것. 그들은 누군가 자신의 '주검'을 발견해 줄 때를 기다리며 '마을'을 이루며 이곳에서 살아오고 있었다. 

죽은 자들의 마을에 나타난 김욱 

그런 두온 마을에 사기꾼 김욱(고수)이 등장한다. 흠 잡을 데 없이 잘생긴 외모에 붙임성 좋고 말주변까지 좋은 그는 자신의 '능력'을 살려 사기꾼이 되었다. 그런데 그가 하는 '사기'는 좀 다르다. 보육원 동기인 김남욱이 소개해준 사기 피해자들을 구해주는 '사기'를 치는 것이다. 경찰조차 외면한, 힘 없고 빽 없는 서민들의 마지막 신문고같은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억울한 피해자들을 도와주고 그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김욱식의 사기이다. 

10년 경력에 승률 만점, 이 만능 사기꾼 김욱에게 위기가 닥쳤다. 어느날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한 것이다. 그들에게 끌려가다 가까스로 탈출한 그가 우여곡절 끝에 도달한 곳이 '두온 마을'인데, 이상하게도 살아있는 김욱에게 죽은 두온 마을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거기서 그처럼 살아있는 사람 장판석(허준호)를 만나고 그의 집에 머물며 두온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에 간여하게 된다. 
 

 미씽; 그들이 있었다>

미씽; 그들이 있었다> ⓒ ocn

 
한편 죽었음에도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최여나(서은수)는 호시탐탐 두온마을을 탈출해 살아있는 사람들의 세계로 가려 한다. 김욱은 그런 최여나가 안쓰럽기만 하다. 이후 김욱은 최여나가 사건을 해결할 때마다 자신과 아웅다웅하는 신준호(하준) 형사의 약혼녀라를 사실을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김욱은 최여진을 납치해 죽인 자들이 자신을 납치했던 이들과 동일 인물들이란 사실을 확인하게 되고, 최여나 죽음에 걸린 미스터리를 풀면 자신을 납치하려 했던 이유 또한 알게될 것이라 확신하며 최여나 죽음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욱의 둘도 없는 친구 김남욱에게도 낯선 자들이 들이닥쳤다. 김욱과 김욱을 돕는 이종아(소희 분)가 남욱을 도우러 가기도 전에 겨우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나 싶어 한숨을 돌리던 남욱에게 트럭이 들이닥쳤고, 결국 그는 목숨을 잃었다. 김욱은 신준호 형사를 닥달하지만, 사건의 가해자들은 중국으로 도망치고 해결조차 모호한 상황. 김욱은 스스로 나선다. 

그리고 알게된 사실은 죽은 사람이 최여나, 김남욱뿐만이 아니란 것이다. 또 다른 사망자 장명규까지 이렇게 세 사람은 화재로 인해 원생들이 전부 죽은 보육원에서 운이 좋게 살아남은 이들이었다. 도대체 왜 누가 보육원생들을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세 사람을 죽인 자들은 모두 그들의 머리카락을 가져갔다. 그리곤 그들과 누군가의 유전자를 비교한다. 무모한 범행이 거듭됐지만, 그들이 찾는 '일치' 대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왜? 그건 그들이 놓친 한 사람, 바로 김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동산계의 큰 손이자 성공한 기업인인 최승건설의 한여희 회장에겐 '후사'가 없다. 그런데 그녀는 유언장에 자신의 손자나 손녀에게 유산을 상속하겠다고 남겼다. 단, 손자나 손녀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그녀를 도와왔던 세 사람의 측근에게 전재산이 상속되는 상황. 당연히 세 사람 중 누군가 혹은 세 사람의 공모로 손자, 혹은 손녀로 추측되는 아이들을 죽여왔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그들이 죽인 세 사람마저 손자나, 손녀가 아니라면 김욱이 가장 유력한 손자 후보가 아닐까 하고 시청자들은 '추리' 촉을 세운다. 

그런데 왜 손자와 손녀로 추측되는 아이들을 전부 죽이는 것일까? 그 중심엔 한여희 회장의 딸이 있다. '미친 여자'라고 하는 딸은 죽었는지, 사라졌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 상속의 대상이 손자나 손녀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여희 회장의 딸은 어디 있을까?

생과 사, 그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미씽; 그들이 있었다>

미씽; 그들이 있었다> ⓒ ocn


여기서 드라마 <미씽>의 또 다른 미덕이 등장한다. 회차를 거듭하며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두온 마을 사람들이 단순한 조연으로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왜 살아있는 김욱은 죽은 두온 마을 사람들이 보일까? 또한 두온 마을 사람들과 세상을 연결하는 장판석의 존재는 무엇일까?

그 실마리는 4회 마지막에 등장한 목걸이가 풀어줄 듯하다. 죽은 남욱과 같은 보육원 출신인 김욱에겐 어머니가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그가 6살 때 잠시 그를 보육원에 맡기고 사라졌다.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당연히 어머니를 기억한다고 생각했던 김욱. 그런데 두온 마을에서 사사건건 그와 부딪치는 김현미(강말금 분) 여사가 떨어뜨린 목걸이 안에 김욱의 어린 시절 사진이 담겨 있었다.   

김욱은 어린 시절 어머니가 걸었던 목걸이 속에 자신의 사진이 있었던 걸 기억하고 있었다. 바로 그 목걸이를 김현미 여사가 하고 있었던 것이다. 두온 마을에 처음 왔을 때부터 김욱은 어린 준수를 유난히도 싸고도는 김현미 여사가 불편했다. 자신은 엄마없이 자라왔기에 유달리 아들을 끼고 도는 엄마가 거슬렸던 것. 어쩌면 자신의 엄마인 김현미 여사가 자신이 아닌 다른 아이에게 애착을 보인 것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던 것일까? 

드라마 <미씽>은 매회 바깥 세상의 사건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그 사건은 결국 두온 마을의 누군가와 연결된다. 발생하는 사건 하나, 그리고 등장 인물 누구 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연관성'이 바로 드라마 <미씽>의 관전 포인트다. 삶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죽은 자의 마을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이어지는데, 그 자체로 신선하다. 

살아있는 존재로 죽은 자들의 사건을 풀어가는 장판석과 김욱은 마치 무당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 자신들의 '업'에 얽혀 사건에 휘말리며 자기 '사연'을 풀어내는 과정은 현대판 '전설의 고향'을 보듯 '인연'의 곡진함을 느끼게 한다. 드라마의 진행은 미스터리 스릴러이지만 그 속에 담긴 건 '전통적인 구성'이라는 점에서 <미씽>의 매력은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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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8, 2020 at 09:3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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