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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ly 9, 2020

[기획]쌀전업농 창립 23주년:쌀전업농의 현재를 말하다③ 이은만 중앙회장 인터뷰 - 한국농업신문

sandratersandra.blogspot.com
“쌀전업농은 쌀 산업의 미래…함께 갑시다”
과거 조직구성에 몰두, 지금은 쌀 산업 선도할 때
변화하는 농업정책 대응 쌀의무자조금 구성 서둘러야
연구와 자문 역할로 쌀 농업 선도…내년 후반기 윤곽

기업도 삼성, 현대 없으면 중소기업 무너져

대농중심 정책 속에 소농 아우르는 정책 펴야

농협RPC 등급별 가격차등…고품질화 정착 가능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23살 쌀전업농은 청년으로서 열정에 성숙미를 더해 농업정책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쌀전업농연합회 창립 24주년을 맞은 소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회장은 과거 조직 구성에 몰두했던 연합회가 국내 쌀농업인을 대표하는 쌀농민단체로서 위상을 갖췄으니 앞으로는 연구와 자문을 통해 쌀 산업 발전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쌀의무자조금 구성을 서두를 계획이다. 자조금을 토대로 쌀 연구소와 자문기구를 두어 정부 정책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쌀 고품질화 관련해서도 등급별 가격 차별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RPC가 가격 차등을 두어 유통하고 소포장을 실시하면 자연스럽게 쌀 공급량 축소와 고품질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시장자동격리 방안에 대해선 “격리양보다 쌀값을 18만원 후반대로 유지시켜 줄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둘 것”을 촉구했다.

-쌀전업농연합회 창립 23주년을 맞은 감회.

예전에는 쌀전업농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농업 관련 회의나 토론회에 가면 좌석도 맨 구석으로 배정하더라(웃음). 이제는 주요 농민단체와 나란히 앉히는 걸 보면 쌀전업농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걸 느낀다. 우스개소리이긴 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에서 쌀전업농연합회가 주요 농민단체로 성장했다는 게 체감 된다.

더불어 쌀전업농은 이제 23살 활기찬 청년이 됐다. 청년의 열정과 활기에 성숙미를 더해 쌀 산업 현장의 일꾼으로서 목소리를 농업정책에 반영시킬 때가 됐다고 본다. 과거 조직 구성에 역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전체 쌀 농업인을 선도하며 정부정책과 함께 가는 단체로 거듭나야겠다.

-다른 농민 단체와 비교했을 때 강점이라면.

쌀전업농연합회는 국민 주식인 쌀만은 안정적으로 공급하자는 정부 정책 아래 탄생한 단체다. 한국농어촌공사의 각종 지원에 힘입어 농지 규모화를 통해 쌀 자급률 100%를 달성했다. 전체 쌀 생산면적의 56%를 점유하고 있는, 그야말로 국가 식량안보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쌀 소비량이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쌀이 국민 주식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전국 6만 회원이 좀더 힘을 모으면 국가 쌀 산업을 리드하는 단체로 우뚝 설 것이다.

-요 근래 쌀 정책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해부터 쌀 관련 정책에 변화가 많았다. 올해 공익직불제 시행에 이르기까지 농가소득 보전방안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했고, 변경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양곡관리법, 농지법 개정 과정에서 다소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법 개정 내용이 사실상 대농(쌀전업농)이 갖고 있던 걸 가져다가 중소농에게 주겠다는 얘기라 자구책 마련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조급함도 든다.

-특히 시장자동격리 방안이 이슈다.

정부는 한해 쌀 수요량 370만톤에서 3% 초과 생산되면 격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쌀 생산자인 우리 입장에선 수요량 이상만 되면 무조건 격리해야 한다고 본다. 공익직불제 시행으로 변동직불금이 폐지돼 쌀값을 보전받을 길이 없으니 쌀값을 18만원 후반대로 유지시켜줄 장치가 필요하다. 무작정 남는 건 격리한다는 것보다 고품질쌀 생산을 지원해주고 남는 게 있다면 격리시켜 가격을 보전해 주는 그런 종합적인 제도가 필요하다. 생산자와 가공·유통업자, 정부가 자주 만나 대화했으면 한다.

-쌀 산업 미래를 봤을 때 지금의 정책을 평가하자면.

정부가 각도를 잘못 잡은 것 같다. 쌀전업농은 몇 년 동안 노력해 쌀 자급률을 달성한 일등 공신인데 하루아침에 소농의 것을 그동안 빼앗았던 것 마냥 취급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

중소농도 중요하지만 농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대농 중심 정책을 펴야 빨리 성장한다. 농사 1000평 짓는 사람이 타작물(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하겠나? 기업도 현대나 삼성이 없으면 중소기업들이 살 수 없다. 일부 손해 보더라도 과감성을 갖고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돼 있는 쪽이 대농 아닌가. 대농 중심의 큰 틀에서 소농들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각도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쌀 산업의 미래가 있다.

-그렇다면 자구책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쌀의무자조금’ 조성이 시급하다. 의무자조금위원회를 통해 연구소도 만들고 자문위원회도 구성해서 급변하는 쌀 농업환경에 대응할 대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 토론회도 열어 쌀전업농이 나아갈 방향들에 대해 종합 토론하며 공감대를 형성했어야 했는데 상반기 코로나로 인해 어떤 행사도 열지 못했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은 부족해 마음이 바쁘다. 자조금법에 전체 생산면적의 50% 이상을 갖고 있는 단체는 단독으로 자조금을 구성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전체 쌀 생산면적 56%를 보유한 쌀전업농이 단독으로 얼마든지 조성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함께 가는 게 중요하다. 전국쌀생산자협회 등 다른 농민단체와 협의는 거쳐야 한다.

-자조금 준비 현황은.

내년 후반기엔 뭔가 윤곽이 나올 것이다. 임기 동안 시작만이라도 해 놓고 간다는 생각이다. 양파, 마늘도 자조금 구성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듯 찬성하는 사람 있으면 반대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생산자와 가공·유통업자, 판매자 등 쌀 산업은 특히 관련된 사람들이 많다. 쌀전업농끼리 했으면 벌써 했겠지. 다만 자조금 논의를 해온 8년 동안 회원들도 자조금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많이 하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농민조직으로서 위상과 면모는 어느 정도 정립시켜 놨으니 쌀 정책 발굴에 힘써 지속가능한 쌀 농업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이것만 되면 앞으로는 수월하게 갈 수 있다.

-물 관리 문제로 시끄러운데.

본격적인 영농철 모내기로 한창 물이 필요할 때라 더 이슈가 된 것 같다.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용수를 수자원공사가 맡겠다고 하는데, 그건 절대 안 된다. 환경보호는 물론 중요하지만 환경보호를 빙자한 세금부과는 대다수 농민이 수용 못할 것이다. 농업용수는 처음부터 농어촌공사에서 개발해 관리해 왔다. 가뜩이나 농지 보전도 어려운 판에 물세까지 내가면서 농사를 짓게 해서야 쓰겠는가. 농축산연합회 등 다른 단체들과 적극 연대해 농업용수 관리 기관 이전을 결사적으로 막겠다.

-고품질쌀이 잘 안 되는 원인.

고품질에 대한 대접이 없기 때문이다. 돼지고기, 소고기도 등급별, 부위별로 가격 차이가 있듯 쌀도 가격을 차별화해야 한다. 1등급짜리는 키로당 사오천원 받아도 손색없는데, 늘 삼천원대에 묶어 놓으니…. 현재 정책에선 잘 하는 사람이 손해를 본다. 쌀 유통의 40~50%를 관장하는 농협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 1등급 가격을 올리고 지금 20키로, 10키로에서 5키로, 3키로로 소포장 하면 국민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 아닌가. 2키로에 만원 주고 샀어도 몇 끼니를 먹으니 비싸다고 생각 안 할 것이다. 고품질쌀 만들려면 완전미를 추려야 하니 생산량의 20~30%는 버려야 해 결과적으로 시장 공급량이 줄어들게 된다. 한국에 남는 쌀이 생산량의 10%다. 이 양만 줄이면 370만톤 유지하고 가는 거다. 정부정책에 맞춰 미질은 올리고 생산량은 줄였으니 대접을 해줘야 한다. 타작물에 쓰는 돈을 여기에 투입하면 고품질화에 공급량 축소, 다 된다. 이런 것들을 스스로 하기 위해서라도 쌀자조금 조성이 시급하다.

-중앙회장 취임 6개월을 보낸 소감.

집행부 임원들의 적극적인 도움 덕분에 11개 공약 중 50~60% 달성이 됐다고 생각한다. 임원들에게 고맙다. 초기에 부회장별로 업무 분장을 한 것이 공약 이행 과정에서 많은 효과를 봤다.

쌀농업인 단체의 수장으로서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가고 싶다.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어떤 방법이 좋은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서로 합리성을 가지고 푸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많은 이들을 자주 만나 대화하면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

-쌀전업농의 미래에 대해.

선배들이 지난 23년 동안 만들어온 것을 우리는 지키며 발전시켜야 한다. 회원으로서 의무인 회비를 성실히 납부하며 자부심을 갖고 뭉치면 정부정책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자조금을 토대로 쌀 산업 발전 연구와 정부의 자문기구 역할도 하면 지속가능한 쌀 농업을 만들 수 있다. 내가 주인이다는 적극성을 가졌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

고품질화를 위한 농민의 노력과 농업소득 보장을 위한 정부의 제도 개선, 이 두 가지만 되면 쌀농업의 큰 틀은 잡혔다고 본다. 전업농은 좋은 품종을 심어 가꿔 소비자에게 고급쌀을 제공하도록 하고 농가소득이 나아지게끔 정부로부터 제도개선을 이끌어내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농협RPC가 고품질쌀 생산을 유도해 주길 바란다. 몇 년 고생하면 RPC는 손실을 줄이고 농민도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다. 생산자와 유통업자 모두 함께 갑시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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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9, 2020 at 11:5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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